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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픈 하드웨어로 상상력에 날개를
:: 다이앤 리포트 ::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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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C BY (c) Pete Prodoehl


자, 여러분이 점심에 외식을 하고 오셨다고 가정해볼게요. 예를 들어 찹쌀탕수육을 먹고 왔는데, 이게 기가 막히게

맛있었단 말이예요. 집에 와서 저녁 준비를 하는데 이게 또 먹고 싶어졌어요. 집에서 만들면 분명히 사먹는 것보다 가

격도 저렴할 것 같구요. 그런데 생전 이런 걸 만들어본 적이 없어서, 대체 재료는 뭐가 필요하고 반죽은 어떻게 만들어

야 하는지 감이 잡히질 않아요. 이럴 때 우리는 인터넷으로 가서 레시피를 검색하지요. 친절한 요리 블로거들이 ‘이건

이케이케 만드는 거예요 :)’ 하고 친절하게 가르쳐준 걸 보니 자신감이 생겼어요. 파인애플 대신 복숭아를 넣어도 그럴

듯할 것 같아요. 시장에서 재료를 사다가 내 수고를 들여서 찹쌀 반죽을 만들고, 고기를 튀기고, 내가 조금 변형한 복

숭아 소스를 부어서 짠 하고 내놓았어요. 끝.  저녁에 원하는 맛있는 걸 먹었고, 비용도 적게 들고, 수고한 보람도 있고.

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었어요. 이상할 것 하나 없는 자연스러운 풍경이지요?


이제 이 그림을 하드웨어 만들기에 적용한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. 내가 집을 비우느라 시간 맞춰 우리 강아지 밥을 줄

수 없는 상황이예요. 아침에 많이 주고 가면 생각 없이 일찍 먹고 배탈이 나거나 저녁에는 배를 곯을 것 같아서 걱정이

예요. 그래서, 시간에 맞춰 우리 강아지에게 밥을 줄 기계가 필요해졌어요. 생김새를 보니 내 힘으로 충분히 만들 수 있

을 것 같아요. 만드는 방법을 검색해요. 저작권 때문에 만드는 법을 볼 수가 없어요! 고생 끝에 어떻게든 비슷한 걸 만

들어냈어요. 사람들에게 이것 봐라 하고 내가 만든 것을 자랑스럽게 알렸어요. 누군가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고소를 당

했어요! FAIL. ㅇ<-<


오픈 하드웨어, 혹은 오픈소스 하드웨어는 이런 상황에 필요한, 만드는 방법을 공개한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. 마치 요

리 레시피처럼요. 사먹는 요리에는 레시피라는 정보, 재료, 만드는 수고 (와 자리값과 그 밖의 모든 비용) 가 모두 필요

하지만, 집에서 레시피만 가지고 만들어먹는 요리는 재료와 내 수고만 들어가면 되니 비용도 훨씬 저렴하고, 레시피를

응용해 내가 원하는 또 다른 걸 만들 수도 있다는 메리트도 있지요. 오픈소스 하드웨어는 하드웨어를 만드는 디자인을

상세하게 공개해서 다른 사람들도 같은 기계를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. 하드웨어는 소프트웨어와는

달라서 복제만 하면 누구에게나 공유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, 본인이 원해서 방법만 알면 만들 의지가 충분히 있는 사

람들에게는 만드는 법만으로도 충분한 공유가 되는 거죠.


오픈 하드웨어 운동은 80년대에 시작 되어 꽤 긴 역사를 가지고 있고, 여전히 그 정의에 대해 토론이 이뤄지고 있어서

쉽게 간추릴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, 오늘은 유명한 사례를 소개해보려고 해요. 3D 프린터라는 것, 들어보셨

나요?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프린터는 2D의 지면에 텍스트나 이미지를 인쇄해주는데, 이 3D 프린터는 특수 플라스틱을

녹이고 굳혀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3차원의 입방체를 찍어냅니다. 우리 말로는 이런 방식을 광적층식이라고 부른다고 해

요. 3D 프린터의 주된 용도는 건축이나 실제 공장 생산에 들어가기 전에 직접 실물로 볼 수 있는 프로토타입을 뽑아내는

건데요, 이런 이유로 개인보다는 기업이 쓰는 경우가 많고, 해서 가격이 어마어마하게 비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. 이런

것을 저렴한 가격에 DIY 빌드할 수 있다면, 프로토타입만 뽑는 용도 뿐만 아니라 개인이 원하는 여러 가지 다른 것에도

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? 이쯤에서 적절하게 동영상을 지원해보겠습니다^ㅁ^






영상에서 보이는 3D 프린터는 가정 보급형 3D 프린터 키트를 판매하는 메이커봇이란 회사의 제품인데요, 이 기원이 된

프로젝트가 있으니 이름하여 RepRapPro(Replicating Rapid Prototyper), 줄여서 RR 혹은 RP라고 부르는 프로젝

트입니다. 영국 배스 대학교의 애드리언 보이어(Adrian Bowyer) 박사가 2004년에 발표한 에세이에서 “저 스스로 복제할

수 있지만 저 스스로 조립될 수는 없는(self-copy, but not self-assemble)” RP 머신을 제시하면서 시작 된 이 프로젝

트의 요지를 간단하게 말한다면, 3D 프린터를 만들 수 있는 지식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것입니다. 재미있는 것은, 이

기계가 플라스틱으로 원하는 모양을 떠낼 수 있는 기계이기 때문에, 첫 기계가 생겨서 올바로 조립을 한다면 이 기계를

이용해 다음 번 기계의 부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. 복제는 할 수 있지만 조립은 할 수 없다는 의미가 바로 여기

에 있어요. 첫번 기계를 빌드하려는 사람들은 GPL과 CCL로 공개된 이 오픈소스 매뉴얼을 받아놓고, 다른 기계 오너가 찍

어낸 부품 등으로 나머지 파츠를 모아 DIY로 새 기계를 조립해내면 됩니다. 위에서 언급한 메이커봇의 경우 RR 기술을 응

용해 아주 간단한 3D 프린터를 만들 수 있는 키트의 풀패키지를 판매하는데요, 먼저 이 메이커봇을 구입해 3D 프린터계에

입문한 뒤 이것으로 부품을 찍어내고 RR 버전을 빌드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.


이야기를 3D 프린터에서 오픈소스 하드웨어의 큰 영역으로 좀 더 확장해볼까요? 3D 프린터 같은 기계를 만들려면 전자

신호로 기계를 움직일 수 있게 연결해주는 서킷보드가 필요하겠지요? 여기에 들어가는 게 오픈소스 하드웨어의 스타,

아두이노(Arduino) 마이크로컨트롤러입니다. 메이드 인 이태리를 자랑하는 이 보드와 관련한 소프트웨어(아두

이노 IDE)는 오픈소스를 반기는 여러 사람들에게 환영 받으며 현재는 전세계적인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구심점이 되고 있

어요. 며칠 전에 CC KOREA 계정으로 보내드렸던 TED Talk 영상이 바로 아두이노의 스태프 마씨모 밴지(Massimo Banzi)

의 아두이노 커뮤니티 소개 영상이었죠.





영상을 통해 10대 초반에 아두이노를 이용해 축구 로봇을 만든 아이들 이야기부터 DIY로 빌드한 프로펠러가 넷 달린 RC

쿼드콥터, 그리고 후쿠시마 대지진 때 정부에서 제공하는 정보와 별개로 전국 각지에서 보내오는 지진 관련 정보를 수

집할 수 있게 만들어 배포한 기계와 그 온라인 프로젝트 홈페이지 Cosm 등이 소개 되었습니다. 오픈소스가 가진 무한

한 가능성으로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, 개인들이 창조성을 발휘하며 필요한 기계를 스스로 공급할 수 있게 한 환경

제공자인 아두이노에 많은 박수가 쏟아졌습니다.


이외에도 오픈소스 하드웨어의 생태계는 무궁무진합니다. 아두이노를 응용해 만든 오픈소스 하드웨어 디자인을 자랑하

고 나누는 홈페이지 씽이버스 (Thingiverse), 자신이 직접 만든 오픈소스 하드웨어를 판매하거나 다른 사람이 또 다른

기계를 만들 수 있는 파츠를 파는 온라인 쇼핑몰 T인디 (t Indie), 그리고 위에 언급한 메이커봇 등 오픈소스는 공유 그

자체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까지 만들어내고 있습니다. 오픈소스가 아니었으면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었

겠지요.


오픈소스 하드웨어는 복제하면 똑같은 파일을 바로 만들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는 달리 새로 만들어내려면 그에 따른

수고가 필요하긴 하지만, 그래서 더 매력 있는 분야일지 몰라요.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가 0과 1로만 이루어지지 않은,

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것 같기도 하구요^_^ 이런 하드웨어를 만들어내는 데에 필요한 핵심

기술이 모두에게 나눠질 때에, 사람들은 기업에서 제공하는 프로덕트를 사용해야만 하는 수동적인 소비자에서 스스로

만들고 응용하고 변형해서 새로운 것을 탄생시키는 적극적인 창조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은 CC가 주목하는 문화 확산적,

자발적, 풀뿌리운동적 가치와 맞닿아 있습니다.


사실, 리포트를 준비하고 리서치를 하면서 오픈소스 하드웨어의 그 방대한 커뮤니티의 규모와 생태계에 적잖이 놀랐어

요.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다이앤 리포트에서 더 다뤄보도록 할게요.





이 내용은 정다예(@dayejung) 가 작성했습니다.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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